
[로봇 디자이너는 어떤 일을 하나요?]
로봇의 생김새와 동작·콘텐츠를 만들고 로봇을 둘러싼 환경을 연구해요. 사람이 로봇을 사용할 때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느끼도록 돕는 게 일의 핵심이에요.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치거나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을 표현하잖아요? 로봇도 감정 표현을 할 수 있도록설계해서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똑똑한 도구로 만드는거예요. 그 수단으로 표정·몸짓·목소리 같은 요소를 연구해서 사람과 로봇이 소통하는 다리를 놓는 것이 제역할이죠.
[어떻게 로봇 디자이너를 꿈꾸게 되었나요?]
어릴 때부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꾸미는 걸 좋아했어요. 가구 배치를 바꾸거나 집에서 물건을 조립하면서 새로운 걸 만들어 내는 데 흥미가 많았죠. 그러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아버지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산업디자인학과 졸업 전시회를 보여 주셨어요. 미래에서 온 것 같은 작품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마침내 꿈이 생겼죠. 그때의 설렘이 여전히 생생해요. 지금도 새로운 로봇을 만들 때마다 어린 시절의 두근거림을 떠올린답니다.
[처음 만든 로봇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대학 졸업 작품으로 만든 로봇 ‘해미(Hamie)’가 그주인공이에요. 해미는 제 감정을 대신 전달하는 특별한친구였어요. 당시 남자 친구와 싸우고 화해할 방법을찾다가 만든 휴대용 감성 로봇이죠. 터치 센서, 컬러 발광 다이오드(LED) 등으로 만든 해미는 문지르거나 쓰다듬으면 진동·온도·불빛 등으로 감정을 나타냈어요.이 로봇을 만들면서 느낀 재미와 보람은 지금의 로봇연구와 감성 로봇 개발의 출발점이 되었지요. 2006년영국에서 열린 ‘국제 로봇 디자인 콘테스트’에서 제게최고상을 안겨 주었던 로봇이 바로 해미랍니다.
[로봇은 어떻게 감정을 전달하나요?]
로봇이 사람의 감정을 흉내 내거나 대신 전할 수 있는 방법은 2가지예요. 하나는 사람의 감정을 학습한 로봇이 상황에 맞춰 스스로 감정을 표현하는 ‘자율형’, 다른 하나는 사람이 전달하고 싶은 감정 표현을 로봇에게시키는 ‘원격 조종형’이에요. 그런데 재미있게도 실제실험에서 사람들은 원격 조종형 로봇에서 더 진짜 같은마음을 느꼈대요. 결국 로봇에게 필요한 건 ‘사람을 흉내 내는 감정’이 아니라 ‘공감할 수 있는 표현’이라는 걸알게 된 거죠. 그래서 로봇을 사람과 똑같은 대상으로보는 것보다 소통 가능한 도구로 여기고 활용한다면 로봇의 역할은 더 커지리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어떤 로봇을 만들었나요?]
로봇을 우리 주변의 물건과 연결해 새로운 경험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블록을 조합하면 한글 소리를 내는 교육 도구나 종이접기와 로봇을 결합한 창의학습 도구를 만들었어요. 또 ‘콜래봇(CollaBot)’이라는로보틱(Robotic) 도서관을 설계해 의자·책상·책장이사람의 필요를 알아채고 최적의 도움을 주도록 했어요.상황에 따라 변신하는 로보틱 가구 ‘오봇(oOoBOT)’처럼 재미있고 유용한 가구 로봇도 만들었어요. 가구가단순히 움직이는 걸 넘어서, 마치 나를 도와주는 친구처럼 느껴지는 경험을 주는 거죠.
[로봇 디자인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매번 로봇을 만들며 ‘사람이란 존재는 참 신비롭다’는 생각을 해요. 로봇 디자인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하거든요. 로봇으로 일상 속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술이 사람들의 삶을 직접 바꾸는 경험을 할 수 있는데, 그 점이 큰 보람이자 자부심이에요. 또한 공학 연구자들과 협?하면서 다양한 관점을 접할 때면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가 쏟아져요. 문제를 해결할 때마다 늘 새로운 도전이 생긴다는 점이 이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로봇 디자이너가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할까요?]
로봇은 움직임·형태·색채·재료·소리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어우러지는 종합 예술이에요. 그래서 우선 하나의 주 종목을 정하고, 그 바탕 위에서 다른 분야로 확장하는 것이 좋아요. 예를 들어 산업 디자인을 주 종목으로 삼으면 제품 디자인과 3D 모델링, 색채, 재료를 배우고, 여기에 공학, 프로그래밍, 사용자 경험 디자인(UX 디자인), 심리학 같은 지식을 연결할 수 있겠죠. 결국 다양한 지식을 배우며 그 지식들을 하나의 고리로 엮는 창의력을 키우는 게 중요해요.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
로봇은 단순히 기계가 아니라 우리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소통하며 돕는 친구 같은 존재예요. 여러분이 로봇을 만들게 된다면 ‘사람에게 진짜 필요한 건 무엇일까?’ ‘사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주변부터 유심히 관찰해 보세요. 로봇은 사람을 잘 흉내 내는 데 그쳐선 안 되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꼭 필요한 기?을 갖춰야 해요. 그리고 친구나 가족을 대할 때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세요. 그 마음을 찾는 과정이 바로 미래의 로봇 디자이너가 되는 첫걸음일 거예요.
<곽소나 로봇 디자이너는 누구?>
한국과학기술원 산업디자인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대우조교수와 이화여대 산업디자인학과 조교수로 재직했다. 현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인터랙션연구센터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인간 중심의 로봇 디자인
을 연구하고 있다.
♥ <어린이동산> 친구들~일상 속 로봇 친구, 여러분의 상상에서 시작돼요!